
📍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칩
테슬라는 자율주행의 핵심이 되는 FSD 칩을 2014년부터 도입했고, 2016년에 HW 2.0부터는 자체 설계 개발에 착수했다. 두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2019년 HW 3.0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HW 3.0에는 2개의 FSD 칩이 탑재됐고, 1개의 FSD 칩은 병렬 처리를 하는 GPU 1개, 연산을 위한 CPU 12개(ARM의 쿼드코어 Coretex-A72 칩 3개), 영상 데이터의 연산을 위한 NPU(Neural Processing Unit) 2개, 저전력의 64bit LPDDR4 메모리 2개로 구성됐다.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은 NPU의 SRAM에 데이터로 저장된다. NPU에서는 이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MACs array)하는데, 이를 NNA(Neural Networking Accelerator, 신경망 가속기)라고 부른다.
FSD 팁의 양산은 삼성전자의 14m FinFET 공정에서 이루어진다. 테슬라는 특히 값비싼 라이다를 없애고, 카메라 중심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FSD 침과 컴퓨터를 직접 설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다른 전기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나 퀄컴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인지를 담당하는 8대의 카메라와 레이더 4개의 ECU(Electronic Control Unit, 자동차 전자 제어 장치)에 정착된 컴퓨터(HW 3.0)를 통한 제어, 판단 도조 컴퓨팅 시스템의 OTA(Over The Air) 업그레이드 등 통합적으로 설계, 구현되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앙집중적으로 체계화된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따라가려면, 최소한 3~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자동차들의 전장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기능에 따라 세분된 ECU가 수십 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존하는 자동차 업체 중 테슬라만이 유일하게 SDV(Software Defined Vehicle)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SDV는 SW를 통해 모니터링, 제어, 업그레이드 등의 관리가 가능하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SDV가 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동차 내부의 네트워크 설계가 기능(Domain) 중심에서 영역(Zone) 기반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 설계 변화에 따라, 모듈식 차량 제조, HW 범용화, 배선 간소화, 업데이트 및 수리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슈퍼컴퓨팅 체계를 통한 SDV 구현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의 또 다른 차별점은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 도조 시스템에서 나온다. 도조는 수많은 차량으로부터 습득된 비디오 데이터를 사용하여 자율주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신경망 학습을 수행한다. 테슬라는 역시 자체적으로 설계한 훈련 프로세서인 D1 칩 25개로 하나의 훈련 타일을 구성했다. 또한 6개의 훈련 타일과 10개의 CPU를 탑재해서 하나의 V1 도조 훈련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CPU와 훈련 프로세서 간의 연결 프로세서(Dojo Interface Processor, DIP)도 설계했는데, 여기에 32GB의 HBM이 들어간다. 도조 훈련 매트릭스 120개(D1 칩 3,000개)로 엑사포드(Exapod)라는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성했는데, 이를 통해 20엑사플롭스(EFLOPS)에 달하는 연산 수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에 남보다 앞서 엄청난 노력과 자본을 투입해 왔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개발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디다. 가장 큰 차이는 결국 태생의 한계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 기술의 연장선상에서 구현하려고 했을 뿐, 테슬라와 같이 통합적인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엔비디아나 모빌아이 같은 기술 중심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장의 통합적인 재설계 단계에서는 훨씬 더 많은 기술적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노키아의 휴대전화에 부품을 몇 개 추가한다고 해서 결코 스마트폰이 나올 수 없고, 처음부터 아예 스마트폰으로 설계해야 하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개발까지는 어찌어찌 따라잡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는 테슬라와의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는 이유다. 어쩌면 더 소름 돋는 부분은, 테슬라의 이러한 SDV의 구현이 앞으로 펼쳐질 AI 혁신의 서막이며, 생성형 AI를 통해 더 큰 폭발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 테슬라가 여는 AI-자동차 융합의 시대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과 도조 슈퍼컴퓨팅 체계는 단순히 자동차 기술의 연장선이 아니라, AI와 자동차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엔비디아, 퀄컴, 모빌아이 같은 외부 기술에 의존해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는 동안, 테슬라는 처음부터 통합적 컴퓨팅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는 스마트폰이 단순한 휴대전화의 진화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설계 철학에서 출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테슬라의 FSD 칩은 카메라 기반 인지 시스템과 NPU, GPU, CPU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처리한다. 여기에 도조 슈퍼컴퓨터가 수많은 차량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개선된다. 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은 마치 스마트폰처럼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이는 곧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구현으로 이어진다. SDV는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구조와 네트워크 설계 자체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는 혁신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서는 어느 정도 따라잡았지만, 자율주행과 SDV 구현에서는 테슬라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차이가 아니라, 설계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로 정의했고, 그 결과 AI와 제조, 반도체, 슈퍼컴퓨팅을 결합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차량 시스템에 접목된다면, 테슬라의 SDV는 단순한 자율주행을 넘어 지능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AI 혁신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행보는 결국 자동차 산업을 넘어, AI 시대의 산업 혁명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본 글은 '한국경제신문' 출판사의 'AI 투자 전쟁' 도서의 일부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으며,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